일본 극우 정치인, 이번엔 위안부 피해자 모욕 소녀상 나눔의 집·정대협에 보내

입력 2015-05-20 02:40
2012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말뚝테러’를 한 일본 극우 정치인이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소녀상과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글귀의 말뚝 모형을 19일 ‘나눔의 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보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도 광주 소재 나눔의 집은 이날 오후 4시쯤 보낸이가 ‘유신정당·신풍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50)'로 적혀 있는 작은 상자의 국제항공 우편물을 받았다. 상자 안에는 일본어로 ‘제5종 보급품'이라고 적힌 글귀와 함께 일그러진 얼굴 표정으로 무릎 아래가 없는 형태의 소녀상 모형(높이 12㎝·폭 5.5㎝)이 담겨 있었다. ‘제5종 보급품’이란 군인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 여성을 뜻하는 용어다.

우편물 상자에는 또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힌 성인 검지손가락 크기의 말뚝 모형(높이 9㎝)도 있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2012년 6월 당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걸어놨던 바로 그 일본인”이라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테러행위여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협 측도 이날 오후 같은 내용물이 담긴 우편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즈키는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 ‘5월 16일, 한국 위안부박물관에 관련 물품을 증정했다'고 적어 자신이 한 행위임을 밝혔다. 이런 발언으로 미뤄 볼때 스즈키는 나눔의 집과 정대협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활동 하는 일본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2곳에 더 같은 물품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강희청 기자 kangc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