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퇴진 운동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충북 청주대학교가 ‘술을 권하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대 총학생회는 1억2000만원을 들여 20일부터 사흘간 이 대학 축제인 우암 대동한마당 축제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축제는 싸이 등 가수들의 초청공연과 패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의 패션쇼, 체육대회, 대학가요제 등이 열린다. 지역아동 200여명을 초청해 사랑의 놀이터도 운영한다. 이 놀이터는 축제 기간 누구나 와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올해도 학과와 동아리 등이 운영하는 주막 20여 곳이 학생회관 일대에 차려진다. 학생들은 수익금 일부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돕는데 기부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매년 축제 기간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일술집을 난전으로 차려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총장실 점거 등 시끄러운 학내 분위기로 대학 이미지가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이렇게 떠들썩한 축제를 해야하느냐며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일년에 한번 뿐인 축제를 막을 수는 없지만 먹고 노는 축제보다 학교 정상화가 우선인 것 같다”며 “하루도 바람 잘날 없는 대학에서 술을 권하는 축제는 근절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학생회 관계자는 “총장 퇴진 운동으로 어수선한 학교 분위기에 축제 개최 여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학생들 대다수가 축제를 원하고 축제를 통해 실추된 대학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한 교수도 “대학생활의 열정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축제가 침체된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대는 지난해 8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되자 대학 교수회와 총학생회, 노동조합 등으로 결성된 범비상대책위원회가 대학 본부 등 일부 건물을 점거하고 정상화를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과 청주대는 적립금 현황 등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소명자료를 오는 29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해야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총장 퇴진 내홍 청주대, 술 권하는 축제 논란… 1억2천만원 들여 오늘부터 3일간
입력 2015-05-2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