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미주·유럽 항로가 열린다… 10만t급 선박 접안 시설 갖춰

입력 2015-05-20 02:37
인천 송도국제도시 서남단에 조성된 인천신항에서 19일 자동화된 시스템에 따라 컨테이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기사님, (컨테이너 운송) 차량을 10㎝ 후진해 주십시오. 전광판 보고요. 전광판을 보고 00이면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19일 오전 11시30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 서남단에 조성된 인천신항 B터미널을 운영하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통제실에서 한 직원이 크레인에 달린 9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컨테이너를 이동하는 현장 기사와 스피커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원격조정을 통해 사실상 무인자동화 시스템으로 화물을 처리하는 크레인이다.

인천신항은 오는 6월 1일 개장된다. 인천내항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오가는 3만∼4만t급 선박이 주류를 이뤘지만 본격적인 외항시대를 연 인천신항은 10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어 선박대형화 추세에 발맞출 수 있게 됐다.

인천신항은 6개 선석 중 3개 선석이 먼저 가동되면서 제2의 개항시대를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은 자동화에 힘입어 60명이 해온 일을 10명이 하고 있다.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하면 22개의 컨테이너를 들어올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대형선박 3척이 접안할 수 있도록 410m의 접안시설도 마련됐다.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을 출항한 8만t급 컨테이너선(6800TEU급)이 오는 6월 6일 인천항 역사상 최초로 인천신항에 접안하게 된다. 미주노선과 유럽노선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인천항에는 지금까지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들어오지 못해 미주노선과 유럽노선의 화물을 처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육류와 과일 등을 싣고 미국과 호주 등에서 수도권과 접한 인천신항으로 직접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인천신항의 수심은 간조 시 14m 규모이다. 오는 2018년까지 수심 16m 규모로 확대된다. 오는 6월 1일 우선 개장되는 1-Ⅰ단계 사업에는 9703억원(국비 4424억원 포함)이 투입됐다.

2020년까지 컨테이너 부두 6개 선석을 추가해 총 12개 선석으로 늘리고 항만배후부지 211만㎡를 조성하는 Ⅰ단계사업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는 2조5000억원 규모이다.

이와 관련, 유정복인천시장과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전날 인천시청에서 만나 인천신항의 배후교통망을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배후교통망은 수인선과 화물열차를 연결하는 철도연장사업, 제2·제3경인고속도로와 연결하는 접속도로 사업 등을 말한다.

홍경원(56) 인천항만공사 부사장은 “송도국제도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남동국가공단과 연결되는 송도5교가 오는 21일 개통돼 화물트럭 전용도로로 활용된다”면서도 “제3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접속도로 개설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