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을 마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동예루살렘에서 정착촌 건설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미국과 서방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그의 새 정부가 더욱 강경한 우경화 행보로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향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특별의회를 열었다. 예루살렘의 날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서예루살렘만 갖고 있던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동예루살렘까지 빼앗은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동예루살렘은 현재 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이 미래의 수도로 지정한 곳이다.
네타냐후는 특별의회에서 “내 접근법은 간단명료하다”면서 “예루살렘에서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네타냐후는 또 “지난 48년 동안 이스라엘은 ‘통합된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아왔다”면서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네타냐후는 전날 열린 집회에서도 “예루살렘은 유대인만의 수도였지 다른 어떤 나라의 수도가 아니었다”고 같은 주장을 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결국 미국과 서방사회가 제안한 ‘2국가 해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국가 해법은 동예루살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독립국가로 인정해 분쟁을 종식시키자는 방안이다.
네타냐후는 더 나아가 이날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 나설 대표로 대(對)팔레스타인 강경론자인 실반 샬롬 내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집권당인 리쿠드당 출신인 샬롬은 2012년 당 행사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절대 반대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언론 허핑턴포스트는 “전체 의석 120석 중 극우 정당들의 61석만으로 가까스로 연정 구성에 성공한 네타냐후가 허약한 연정 체제를 오래 유지해 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우경화 정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네타냐후 “동예루살렘에 추가 정착촌 건설”… 더 멀어진 팔레스타인 평화
입력 2015-05-20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