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조직 퇴치” EU, 내달 지중해 군사작전

입력 2015-05-20 02:32
유럽연합(EU)이 난민들의 밀입국을 돕는 불법 조직을 퇴치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군사작전에 나선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EU 28개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들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지중해상 난민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열어 난민선 출발 지점인 리비아 해안에서 군사행동에 돌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결정은 다음 달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추인될 예정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군사작전은 밀입국 선박을 파괴하는 것보다 밀입국 조직을 파괴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U 해군의 지중해 작전은 이탈리아 로마에 사령부를 두고 이탈리아 해군의 엔리코 크레덴디노 소장의 지휘를 받게 된다고 모게리니 대표는 덧붙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 주요 5개국은 군사작전을 위한 군함 및 병력 제공 의사를 이미 밝힌 상태다. EU 해군은 공해상 무국적선에 대한 검문검색을 통해 어선을 가장한 밀입국 선박을 가려내고 밀입국 업자를 체포하는 작전을 펼치는 한편 정찰기를 동원해 리비아 인근 해역을 감시할 계획이다.

리비아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려면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야 해 이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군사행동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EU는 난민 사태의 원인이 되고 있는 리비아 내전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전사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유럽으로 잠입해 들어올 우려가 있다”면서 “EU가 요청할 경우 군사작전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국제이주기구(IOM) 통계를 인용해 올해 1∼4월에만 1830명의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