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려 ‘특화존’ 만들고 뺨 맞는 해운대구

입력 2015-05-20 02:47
해운대해수욕장이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 해운대구는 최근 3년간 백사장 복원사업을 벌여 40m인 백사장 폭을 70∼100m로 대폭 확장한 뒤 올해부터 ‘외국인 특화존’을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외국인 특화존은 파라다이스 호텔 앞 폭 50m 길이 80m 구간에 조성한다. 이곳은 파라솔을 설치하지 않는 대신 백사장에 비치발리볼 등 운동 시설을 설치한다. 한국 해수욕장 특유의 ‘파라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선탠과 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외국인이 인터넷 사이트에 해운대해수욕장의 외국인 특화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해운대해수욕장 인종차별적 정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외국인은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 공간에 외국인을 특정해 구획을 설정하는 것은 ‘현대식 인종차별주의’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수천명의 내·외국인이 접속해 큰 반응을 보였다.

한 외국인은 “파라솔을 없애는 구간을 만든다는 취지는 좋으나 인종차별로 비칠 수 있다. 국적에 따른 구분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 한국인은 “외국인 특화존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국인은 “복잡한 백사장에 외국인들을 위한 특별존은 특혜”라며 비난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