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들어서자 하얀 연기를 피워 올리는 70m 높이 두 개의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두 달여 전인 3월 23일까지만 해도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등이 고공농성을 벌였던 굴뚝이었다.
현재 평택공장은 올해 초 출시된 티볼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점차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86만㎡ 규모의 평택공장은 3개 생산라인에서 티볼리 코란도C 체어맨W 등 쌍용차의 모든 차종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티볼리와 코란도C를 생산하는 1생산라인은 2교대로 풀가동 중이다. 다만 1라인을 제외하면 2, 3라인은 아직 정상조업 상태가 아니다. 일부 생산라인은 8시간 근무가 이뤄지지 않을 때도 있다. 박장호 상무는 “티볼리는 현재 4000대 정도의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1라인의 경우 토요일과 휴무일에도 2교대로 24시간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볼리와 코란도C 외부 골격을 만드는 차체공장 안에서는 150여대의 로봇이 불꽃을 튀기며 차체 철판을 용접하고 있었고, 조립공장에서는 250여명의 근로자들이 차체공장에서 넘어온 차량 골격에 엔진과 문짝 등 내부 부품을 장착·조립하고 있었다. 하루 생산량은 370여대로 이번 달에는 티볼리와 코란도C를 합쳐 7000대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쌍용차에 티볼리는 각별한 존재다. 2009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첫 번째로 투자 승인한 차고, 연 생산 10만대 이상을 목표로 한 쌍용차의 첫 차량이다. 올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5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광용 전무는 “티볼리는 국민과 고객들이 쌍용차에 한 번 더 기회를 준 자동차이자 쌍용차 미래를 향한 첫 결실”이라고 말했다.
101일간의 굴뚝 농성은 끝났고 조업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아직 2000여명에 달하는 쌍용차 해고자 및 희망퇴직자 복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쌍용차와 해고자들은 대화를 시작한 단계다. 쌍용차는 일단 50%대에 불과한 평택공장의 조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파이’를 키워야 복직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평택=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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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농성 끝낸지 두달… 쌍용차 평택공장 르포] 티볼리 생산라인 밤낮없이 풀가동… 주문 4000대 밀려
입력 2015-05-20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