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더 진짜같은 가상현실 ‘새 세상 열린다’… 삼성전자 가상현실 기기 기어VR

입력 2015-05-20 02:46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기기 기어VR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기어VR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세계가 워낙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에 비해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IT 기술의 발전은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현실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 TV의 화질은 풀HD를 넘어 초고해상도(UHD) 시대로 접어들었고, 영화관에서는 3D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컴퓨터그래픽(CG)의 발달로 게임의 현실감도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기어VR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세계는 이런 것들과 다른 차원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S6용 기어VR은 헤드셋 형태의 기기다. 갤럭시S6나 갤럭시S6 엣지를 끼워서 사용할 수 있다.

기어VR을 통해 체험한 가상현실 세계는 ‘우와’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360도로 볼 수 있어 마치 현장에 와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예를 들어 뉴욕의 야경을 360도로 찍은 사진을 보면 사용자가 뉴욕 한복판에 있는 느낌이 든다. 고개를 좌우나 위아래로 돌리면 돌리는 데로 눈앞에 광경이 펼쳐진다. 360도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현장감은 극대화 된다. 움직이는 사물을 사용자가 원하는 관점에서 본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공연 실황을 기어VR로 보면 마치 공연장에 직접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게임 몰입감도 대단하다. 1인칭 슈팅 게임(FPS)인 ‘모탈블리츠VR 라이트’를 하면 전투 현장에 뛰어든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기존 게임은 적이 화면 내에서만 나타나지만 가상현실을 적용하면 뒤나 옆에서도 튀어나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이 나오기 때문에 긴장감마저 들었다. 기어VR은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다.

◇생태계 확보가 관건=가상현실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360도 동영상이나 사진을 활용해 관광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영화나 공연 분야에서도 가상현실을 적용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 바다를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등 교육 분야의 활용성도 높아 보인다. 게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삼성전자가 빨리 뛰어든 건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더욱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가상현실 기기는 기어VR이 유일하다. 다른 가상현실 기기는 컴퓨터에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선이 필요하다. 그만큼 자유롭게 착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결국 생태계가 관건이다. 기어VR의 경험 자체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즐길 콘텐츠는 다소 부족하다. 게임, 영상, 체험 앱 등을 다 포함해도 현재 50개 안팎이다. 기어VR은 오큘러스와 협력해서 만든 제품이고, 앱스토어도 오큘러스 스토어에 접속해야만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기어VR용 앱스토어 밀크VR을 출시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

가상현실 콘텐츠가 부족해도 기어VR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은 한 가지 있다. ‘오큘러스 시네마’다. 이 앱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스마트폰에 보고 싶은 동영상을 넣어두고, 오큘러스 시네마로 보면 극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기어VR은 하드웨어적으로도 더 개선돼야 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기어VR 무게는 420.4g이다. 착용하면 당장은 무겁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쓰고 있기엔 다소 부담스러웠다. 화면 해상도가 더 높아지면 좋겠다. 갤럭시S6가 QHD(2560×1440) 해상도임에도 360도 보이도록 화면을 늘리다 보니 픽셀이 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장시간 보면 눈에 부담이 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