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성년의 관’ 머리에 쓴 만 19세, 자유 빛나게 할 책임·의무 새겨야

입력 2015-05-19 02:47

[친절한 쿡기자] 18일은 ‘성년의 날’입니다. 청년들에게 성인으로서 자부심을 부여하고 사회인으로서 책무를 일깨워 주기 위한 날입니다. 1973년부터 기념일로 지정돼 올해 43회째를 맞았죠. 지금처럼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해진 건 1983년입니다. 올해 성년 대상자는 민법상 만 19세가 되는 1996년 출생한 이들입니다.

성년의 날은 개인이나 사회에 있어 정말 값지고 의미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인지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성년의 날 관련 검색어가 하루 종일 높은 순위에 올랐습니다. SNS에는 올해 성년이 되는 연예인들의 인증샷과 자축 메시지들이 넘쳤습니다.

1996년 6월생인 가수 이하이(사진 아래)는 성년의 날을 맞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술 삐죽’이라는 글과 함께 깜찍 셀카를 공개했습니다. 사진에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동그랗게 모은 이하이의 귀여운 모습이 담겨있어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같은 해 7월생인 배우 문가영(위)도 팬들의 축하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문가영은 트위터에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주며,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셀카를 게재했습니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는 선물과 이벤트를 문의하는 일반인의 글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성년의 날 ‘선물 3종 세트’는 전통적으로 장미와 향수, 키스가 꼽힙니다. 장미는 성인이 된 젊은이에게 무한한 사랑과 열정이 계속되길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향수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향기를 풍기는 좋은 사람이 되라는 뜻이며 키스는 책임감 있는 사랑을 의미하죠. 하지만 요즘 이런 선물들은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한 업체의 조사 결과 여성이 성년의 날 받고 싶은 선물 1∼3위는 목걸이, 명품가방, 현금이었습니다. 남성들은 태블릿PC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죠. 반면 장미꽃이나 마음, 종이학 등은 남녀 공히 ‘받기 싫은 선물’로 꼽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성년의 날 선물도 물질적 풍요가 대접받는 세태를 따라가고 있는 거죠. 성년의 날 참된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법적 성년이 되면 운전면허증 취득, 신용카드 개설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부모 동의 없이 결혼도 가능하죠. 투표권도 주어집니다. 때문에 자칫 자유와 방종으로 흐를 우려도 크죠.

그래서 이날만큼은 자신이 진정한 사회 구성원이 됐음을 자각하고 성인으로서 권리와 의무, 책임을 차분히 되새겨 보는 하루였기를 기대해 봅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