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술원은 18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장로교회 한(一)교단 다(多)체제와 한국교회연합’을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열고 장로교회가 먼저 하나님 주권사상 아래 뚜렷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갖고 연합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교단 다체제’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가 각 교단의 신학과 조직을 인정하면서 예수교장로회연합총회라는 느슨한 연대 구조를 만들기 위해 2010년 7월 제안한 방안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백석·한영·대신 교단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정우 총신대 교수는 “21세기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인쇄 매체에서 멀티미디어로, 산업시대에서 지식창조 시대로 거대한 변혁과정을 거쳤다”면서 “사람들은 극단적 이기심에 따라 영혼과 물질을 교환하고, 공동체는 고유한 가치·신뢰·권위를 상실하며 붕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선교대원 피랍 사태로 촉발된 이후 2010년대 들어서 주요 교회들의 분쟁과 내분으로 고조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제국에서 이단과 특정종교 등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다중 세력들이 실시간 공격하고 있지만 개 교회주의를 추구하는 한국교회는 아무런 전략 없이 동네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계 속에는 숨겨진 질서가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늘 새로운 일들을 이루신다’는 것”이라며 “장로교 지도자들이 한교단 다체제 모델로,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믿음과 헌신의 자세로 복합·융합을 잘 이룬다면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수 장신대 교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연합·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한교단 다체제’는 명분과 당위성이 있으며, 한국교회 현실에서 볼 때 시대적 요청”이라면서 “한국장로교회의 사회적 창구역할을 위해 이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교단 다체제가 자칫 잘못하면 예수교장로회연합총회라는 이름만 있고 아무런 권한도 없는, 또 다른 연합기관이 될 수 있다”면서 “분명한 자기정체성과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을 때 한교단 다체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갑종 백석대 총장도 “해방·분단 70주년을 맞은 한국장로교회는 교회분열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면서 “주님의 기도와 바울 사도의 권면에 따라 하나 됨을 이뤄 건강한 한국사회 건설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교단 다체제’ 모델 “장로교단 분열 극복 대안”
입력 2015-05-19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