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계 신흥 강자’ 멜리단드리 일루미네이션 회장 “작품 흥행 비결? 공감과 보편성이 관건”

입력 2015-05-19 02:07

‘아이스 에이지’ ‘로봇’ ‘호튼’ ‘슈퍼배드’ 등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이 애니메이션들의 제작사는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픽사 등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사가 아니다. 2007년 창립된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들이다.

애니메이션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크리스토퍼 멜리단드리(56·사진) 일루미네이션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8년 전 창업 때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와 협업을 통해 전 세계에 작품을 알리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번에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과 함께 작업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여름 멋진 단편 애니메이션 한 편을 우연히 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 우경민 감독이 연출한 우주여행기 ‘자니 익스프레스’를 보고 스토리가 재미있고 캐릭터가 독특해 장편으로 제작키로 전격 결정했다는 것이다. 자니 익스프레스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묻자 그는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주인공은 누구나 공감이 가는 이미지”라고 답했다.

그는 또 7월 30일 개봉 예정인 ‘미니언즈’의 내레이션을 맡게 된 배우로 차승원을 낙점했다고 공개했다. 차승원은 영화 촬영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미니언즈는 세계 악당 챔피언 대회에 참석한 미니언 삼총사의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이다.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의 목소리 연기를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불럭이 맡았다.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한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얼마나 공감이 가고 보편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객의 선택 기준은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지 여부에 있다고 봐요. 애착이 가면 다시 보고 싶어 하지요. 나라와 언어,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디테일하게 연구, 분석한 덕분입니다.”

2016년 개봉작으로 동물들의 이중생활을 준비 중이라는 그는 “집주인이 외출하고 나면 애완동물들이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지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의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짝이는 머리를 만지면서 “닮지 않았느냐”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