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직원의 급여 중 일부분을 떼어서 적립한 뒤 펀드에 투자해 퇴직 후 연금 방식으로 지급하는 ‘직원 연금’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적립된 기금의 대부분은 자사주에 투자할 방침이다. 회사 주가가 오를수록 직원이 퇴직 후 받는 연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이는 직원의 노후가 보장되고 안정돼야 성과에 매몰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이런 시도는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의 풍토를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화투자증권의 직원 연금은 북유럽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스웨덴 한델스방켄의 ‘옥토고넨’이 모델이다. 주진형 대표와 박재황 부사장 등이 지난해 하반기에 직접 현지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한델스방켄은 개인 또는 부서별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 은행 실적에 따라 직원 명의로 일정 금액을 적립해 자사주에 투자한다. 직원들은 퇴직 후 직급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개인당 4억원가량을 받게 된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회사의 이익이 아닌 직원 급여의 일부를 떼어 적립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조만간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직원 연금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9월 주 대표 취임 이후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실험에 가까운 다양한 제도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고위험등급 주식'을 선정했고, 다음 달부터는 ‘주식 투자등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한화증권 ‘직원 연금’ 추진… 급여 떼서 적립→펀드 투자→퇴직후 연금으로 지급
입력 2015-05-19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