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옷 좀 입는다면 ‘린넨’…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린넨’ 열풍

입력 2015-05-19 02:51
올여름 흡습성과 통풍이 뛰어난 소재인 린넨이 뜨고 있다. ‘지오다노’(사진 위) 등 중저가 브랜드와 알프레드 던힐(아래) 등 초고가 수입 정장 브랜드가 일제히 린넨 소재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각 사 제공

올여름 ‘멋쟁이’ 소리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면 ‘린넨(Linen)’을 주목하자. 시원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내고 싶은 사람도 린넨을 눈여겨보자.

아마 섬유로 짠 자연소재인 린넨은 면보다 물의 흡수가 빠르고 가볍고 통풍이 잘 된다. 뿐만 아니라 열을 분산시키고 통기성과 흡수성이 뛰어난 린넨은 습도가 높은 우리나라 여름철 옷으로 그만이어서 여름마다 등장한다. 여름옷의 단골소재지만 올여름에는 유난하다.

LF 헤지스남성 이선경 디자인실장은 린넨의 대유행에 대해 “가볍고 시원한 린넨이 올 여름의 패션 키워드인 ‘라이트(Light)’ 즉 가벼움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18일 설명했다.

고가의 수입브랜드부터 SPA 브랜드까지 앞다퉈 내놓는 린넨의 대표적 아이템은 남녀를 위한 셔츠와 캐주얼재킷, 그리고 원피스 등이다. 올여름에도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이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여성복 ‘베스띠벨리’의 김지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린넨 셔츠와 재킷은 격식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세련된 느낌을 선사해 활용도가 높다”면서 “여성스러우면서도 단정하고 깔끔해 직장 여성들의 쿨비즈룩에도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남성들에게도 린넨 소재 셔츠와 재킷은 인기다. 깔끔하게 격식을 갖출 수 있으면서도 자연스런 매력까지 풍겨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셔츠의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무늬와 색상, 특히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에뜨로’의 올챙이 무늬 린넨 셔츠는 77만400원, ‘타미 힐피거’의 옥스퍼드 조직감이 돋보이는 단색 린넨 셔츠는 14만8000원, 지오다노의 세련된 줄무늬와 체크 패턴 린넨 셔츠는 5만9800원이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린넨 소재 셔츠의 매력이다.

주로 캐주얼 의류 소재로 쓰였던 린넨이 올여름에는 정장 분야까지 폭을 넓혔다. 영국 브랜드 ‘알프레드 던힐’은 린넨 소재의 클래식한 슈트(500만원대)를 선보였으며, DKNY는 일교차가 큰 요즘 입기에 좋은 린넨 소재의 여성용 트렌치 코트(75만원)도 내놓았다.

올여름 린넨은 특별한 변신도 꾀하고 있다. ‘H&M’은 오가닉 린넨 드레스(9만9000원) 등을 내놨다. 화학 살충제나 비료 없이 재배해 농부들의 건강과 환경에 더 유익하고 유전자 변형섬유도 들어 있지 않은 ‘개념’ 린넨이다.

린넨의 자연스런 구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깔끔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빈폴’은 린넨과 기능성 원사(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해 특수 제작한 ‘딜라이트 린넨’을 선보였다. 구김이 잘 가지 않으며, 물빨래가 가능하고 세탁 후 치수 변화나 형태 뒤틀림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빈폴은 딜라이트 린넨으로 피케셔츠(15만800∼17만8000원)는 물론 재킷(30만원대), 바지(20만원대) 등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였다.

면을 섞어 구김을 덜 가게 한 린넨으로 제작한 ‘타미힐피거’의 스트레이치 블레이저(38만5000원), 특수 워싱처리해 부드러우면서도 구김이 덜 가는 ‘캘빈 클라인’의 소프트 린넨 재킷(65만원)도 눈에 띈다.

디자이너들은 린넨 제품을 고를 때는 몸에 딱 맞는 스타일보다는 살짝 여유 있는 스타일을 고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수씨는 “가벼운데다가 통풍도 잘 되는 린넨 스커트와 원피스는 몸의 실루엣이 잘 드러나지 않아도 충분히 여성스럽고 우아하므로 여유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남성들에게는 셔츠 바지 재킷을 모두 린넨 제품으로 맞춰 입어보라고 권했다. 이선경 디자인실장은 “시원하면서도 멋스런 ‘올-린넨 룩(All-Linen look)’을 연출할 때는 재킷 셔츠 바지 중 하나 정도는 타 소재와의 혼방으로 광택감이 느껴지는 것으로 선택하면 멋스런 차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세련된 차림을 원한다면 단색의 기본 린넨 슈트에 화려한 색상의 꽃무늬 셔츠와 줄무늬 셔츠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시도해볼만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