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김무성’ 5·18 전야제서 시민 항의로 철수… 문재인에게도 “올 자격 없다”

입력 2015-05-18 02:15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서 시민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17일 5·18광주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마주친 뒤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 행사 도중 철수했다.

김 대표는 17일 오후 7시쯤 당직자 10여명과 함께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 참석했다. 김 대표가 인근에 주차하고 10분가량 민주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 앞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등을 외치며 김 대표에게 욕설을 하고 격렬히 항의했다.

김 대표는 경찰 호위 속에 어렵게 특설무대 앞까지 도착해 앉았지만 항의가 이어지자 오후 7시30분쯤 결국 자리를 떴다. 김 대표가 돌아갈 때까지 시민들이 욕설을 하고 물을 뿌리며 항의해 10여분간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전야제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항의를 받았다. 문 대표는 전야제 행사장 부근에서 “가라” “책임져라” “올 자격 없다”고 외치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전야제에서는 ‘민주를 인양하라! 통일을 노래하라!’를 주제로 세월호 유가족과 5월단체 회원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세월호 추모곡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을 합창했다. 금남로에서는 1980년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주던 ‘공동체 정신’을 재현하는 주먹밥 나눔 행사가 곁들여졌다. 시민들은 주먹밥을 받아들고 노래패 등의 전야제 공연을 지켜보며 5·18 35주년이 진정한 화합의 출발선이 되기를 염원했다.

5·18을 하루 앞둔 이날 광주 운정동 5·18묘지에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많은 참배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올해 5·18기념식은 어느 해보다 썰렁할 전망이다. 1997년 5·18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과 공석 중인 총리는 물론 유가족들까지 기념식장에서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