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중·미 관계는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계속 발전하고, 중·미 관계가 신형대국 관계 구축을 향해 나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갈등 해소’에 초점을 두고 중국을 찾은 케리 장관에게 시 주석이 신형대국 관계 개념을 강조한 것은 남중국해 등에 존재하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는 완곡한 경고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리커창 총리도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AP통신은 “중국 당국자들은 공손했지만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미국의 요구를 날카롭게 물리쳤다”고 평했다.
앞서 전날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케리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장관과 16일 베이징에서 회동을 가진 뒤 남중국해의 긴장 완화를 촉구하면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케리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시했다”며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난사군도’와 주변 도시에서 이뤄지는 인공섬 건설은 온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군용기와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의 영토 확장을 경계해 왔다. 중국 측은 이를 도발적 조치로 규정하고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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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남중국해 공개 설전 “인공섬 우려” vs “中 주권”
입력 2015-05-18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