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또 슬그머니 기어나오냐?” “SNL코리아는 범죄자 복귀 장려 프로그램!”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이수근이 방송에 복귀하자 쏟아진 반응입니다. 방송 출연이 알려진 12일부터 인터넷은 ‘이수근’으로 요동쳤는데요. 네티즌들은 그의 복귀를 반기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수근은 2013년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년6개월 동안 자숙시간을 가진 그는 지난 16일 tvN의 ‘SNL코리아 시즌6’에 얼굴을 내밀었는데요. 이수근의 소속사는 “일회성 출연”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네티즌들은 그가 곧 지상파방송까지 출연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고를 치고 방송에서 떠난 연예인의 복귀공식인 ‘일정기간 자숙→여론 타진용 케이블방송 출연→지상파방송 출연’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이수근을 환영하는 쪽에서는 “그에게만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갖다 댄다”고 주장합니다. 도박에 연루된 가수 탁재훈, 방송인 붐은 오래전 복귀했다면서요. “재능이 아깝다”며 “웃음으로 속죄하라”고 합니다.
반면 이수근의 복귀를 불쾌하게 여기는 쪽에서는 도박보다 그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둘째를 임신한 아내가 임신중독증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눈물을 쏟으면서 뒤로는 수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겁니다. 가족을 이용해 국민을 속였다는 것이죠. 용서받기 힘든 괘씸죄입니다.
이수근을 출연시킨 ‘SNL코리아’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단골 복귀 통로라는 것이죠. 이전에는 음주운전으로 자숙하던 가수 김상혁, 차량절도 혐의로 처벌받은 개그맨 곽한구가 출연했고요.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황기순도 얼굴을 비쳤죠. 단순 시청자를 넘어선 ‘골수팬’들이 “비리 연예인을 위한 방송이냐”며 게시판에 불만을 쏟아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수근은 방송에서 “잘 나갈 때 잘해”라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리고는 “감사합니다”라고 울먹였죠.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아내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둘째아들을 떠올리며 뼈저린 후회를 했을 수도 있고, “이만큼 했으면 용서해주겠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SNL코리아’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이수근이 다시 방송에 출연하더라도 “슬그머니 돌아왔다”는 비난을 과연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도박 파문’ 이수근 방송 복귀 놓고 “재능 아깝다”vs“용서 안돼” 팽팽
입력 2015-05-18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