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를 독립시켜 민간금융전문가 위주로 재편,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의 재정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 기금 운용의 역할 범위와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DI 윤희숙, 김도형 연구위원과 김종훈 초빙연구위원은 17일 ‘국민연금 재정목표와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여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 아래 있는 기금운용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운용 성과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기금운용계획의 발의와 의결이 모두 복지부 장관 책임 아래 이뤄지다 보니 기금운용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지고,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소극적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적극적 투자를 해야 하는 기금 축적 단계에서조차 채권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소극적·추종적 투자행태를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를 민간금융전문가 위주로 재편하는 한편,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시켜 기금운용본부의 실질적 이사회로서 감시·통제 기능을 담당토록 할 것을 제안했다. 대신 의무와 책임을 명시해 법적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금 운용의 역할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재정 목표를 ‘향후 적립률 몇 % 이상 유지’ 등으로 분명하게 제시하도록 국민연금법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되면 기금운용 주체의 재량은 넓게 허용하되 한도를 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국민연금 기금운용委 독립을”… KDI, 전문성 강화 제안
입력 2015-05-18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