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한 산촌유학센터의 생활지도사 A씨가 어린이들 앞에서 햄스터를 물어 죽인 뒤 삼킨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산촌유학센터 생활지도사 A씨(48)는 지난 11일 오전 학생 7명 앞에서 욕설을 하며 햄스터를 물어 죽이고 삼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어린이들은 초등학생 6명과 7살 어린이 1명이었으며, 모두 지난 15일 부모와 함께 귀가했다.
산촌유학센터 관계자는 17일 “아이들이 키우는 햄스터가 생활관을 더럽히고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 자꾸 벌어지자 A씨가 이를 참지 못하고 돌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돌발행동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쥐를 잡아오라는 숙제를 내곤 했는데 당시에 쥐에 물리면서 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없고 견딜 수 없어 엽기적인 행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햄스터는 지난 5일 유학센터에서 지내는 한 아이가 가져온 7마리 중 한 마리였다. A씨는 “아이들이 햄스터를 만지고 꺼내는 과정에서 일부가 도망가고 죽기도 했다. 생명을 경시하는 아이들을 바로잡기 위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사 2급인 A씨는 지난 3월부터 아이들을 돌봐왔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유학센터 교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학부모 B씨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 11일 아침인데 제가 연락받은 것은 13일 오후 7시쯤”이라며 “사건 발생 후 이 센터의 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이야기하면 우리는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한다’며 함구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아이가 다음날 학교 교사에게 이야기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산촌유학센터는 시골학교에 온 도시 아이들의 기숙시설이다.
정읍=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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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앞에서 햄스터 꿀꺽 생활지도사 ‘아동학대’ 수사
입력 2015-05-18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