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쉴 날 없어 목쉬는 사람들 후두마사지 하세요… 목 피로한 이들을 위한 성대질환 예방·치료법

입력 2015-05-19 02:43
여의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음성언어치료사가 원인 모를 쉰 목소리 때문에 고민하는 남성 환자에게 후두마사지 요령을 교육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목사, 교사, 정치인, 가수…. 목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다. 이 중 34.5%가 목소리 이상을 한 번 이상 경험한다. 4명 중 1명은 성대질환을 앓고 있다.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려면 그만큼 성대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지려면 목소리를 과도하게 쓰거나 잘못 사용해서 생기는 성대질환부터 막아야 한다. 질환은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이 대표적이다. 둘 다 증상은 비슷하다. 쉰 목소리기 나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 헛기침을 자주 한다.

원인은 약간 다르다. 성대결절은 목소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거나 발성을 잘못해 성대점막이 부은 상태다. 성대에 굳은살이 박인 것과 같다. 반면 성대폴립은 성대점막 내 혈관이 터지면서 점막 일부를 풍선처럼 부풀게 해 작은 물혹을 만든 경우다. 단 한 번의 잘못된 발성에 의해서도 물혹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성대는 목을 만졌을 때 볼록 튀어나온 연골 안쪽에 있다. 한 쌍의 V자 모양 근육과 이를 덮고 있는 점막으로 구성돼 있다. 평균 길이는 남성 2㎝, 여성 1.5㎝ 안팎이다. 어린이는 0.9㎝에 불과하다. 성대의 기능은 현악기의 줄과 같다. 길이가 짧을수록 진동수가 많으며 소리도 높다.

여의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음성언어클리닉 박영학 교수는 “진동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성대의 운동량도 많다는 것이다. 성대를 많이 사용해 생기는 질환인 성대결절 환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 것도 여성의 성대 길이가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대질환은 초기엔 약물복용과 음성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음성치료는 보통 후두마사지, 복식호흡, 발성연습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병이 깊을 때는 레이저나 미세수술도구를 이용해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성대질환은 잘 치료됐더라도 잘못된 발성법이 고쳐지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며 “반복 훈련으로 올바른 발성법을 익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소리를 크게 하는 것은 물론,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거나 원래 목소리와 다른 소리를 일부러 내는 것은 좋지 않다. 모두 성대를 비정상적으로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목이 아프거나 뻣뻣할 때는 후두마사지가 필요하다.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목젖이라 부르는 갑상연골의 좌우에서 2∼3㎝ 위쪽 부위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누른 뒤 아래위로 쓸어내리거나 작은 원을 그리듯 지압하는 것이다. 매일 수시로 하되, 한 번에 5∼10분이 좋다. 후두마사지를 하면 성대근육이 이완돼 목소리가 안정되고 또렷해진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성대가 잘 떨리려면 성대 점막에서 점액이 분비돼야 하는데 물을 조금씩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물 대신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은 안 좋다. 카페인이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술과 담배도 후두와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므로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