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노안과 이별하는 법

입력 2015-05-19 02:51
김무연 GS안과 대표원장
10년 전 방송 드라마 가운데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게 있었다. 한 남녀가 이별을 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그 내용을 수행해야만 헤어질 수 있다는 설정으로 꽤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별을 하더라도 가슴 아프지 않게 잘 헤어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노안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사람들은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0대가 될 때까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막상 노안이 오면 ‘청춘과의 느닷없는 이별’을 예감하곤 가슴 아파하기 일쑤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드라마 제목과 같이 ‘노안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눈은 카메라 렌즈를 투과한 피사체가 필름에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로 사물을 인지한다. 노안은 이 과정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조절기능이 저하되면서 초점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는 증세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현상이다.

노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눈 상태에 따라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근시, 원시, 난시 등으로 평소 안경을 쓰던 사람에게는 ‘노안라식’이 적합하다. 노안라식이란 라식이나 라섹수술과 같은 방법으로 시력을 교정하면서 동시에 각막 표면을 돋보기 모양으로 만들어 초점의 범위를 넓혀주는 수술법이다.

원래 시력이 좋았던 경우에는 ‘레인드롭 삽입술’이 권장된다. 레인드롭 삽입술은 직경 2㎜, 두께 30㎛의 초미세 렌즈를 한쪽 눈의 각막 속에 삽입해 각막 중심부를 볼록하게 만들어주는 수술법이다. 렌즈 삽입 후 각막의 중심부로는 근거리, 주변부로는 중·원거리를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마지막 방법은 백내장과 노안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노안 임플란트’ 시술이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어 사물의 상이 시신경에 닿지 않도록 가리는 질환이다. 이때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근·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노안 임플란트다. 수술 후 더 이상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노안을 극복하는 길, 노안과 이별하는 길은 누구보다 본인이 노안에 대해 많이 알고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선택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김무연 GS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