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연 같은 조연!… 승리 위한 밀알 되다

입력 2015-05-16 02:41

예상치 못한 변수는 스포츠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프로야구에서 최근 변수로 떠오른 건 주연의 자리를 대신하는 조연의 활약이다.

최근 KIA 타이거즈는 명품 조연 3인방 덕분에 재미를 보고 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7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 올린 동시에 4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격차를 1.5게임차로 좁히면서 중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IA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연승을 했다. 승률 5할 고지(18승18패)도 다시 밟았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조연 3인방 중 한 명인 임준혁이었다. 임준혁은 6년 여 만에 선발로 나와 6이닝, 4피안타, 2실점하며 승리를 따냈다. 지난 10일 넥센전에선 선발 필립 험버의 투구 난조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5, 6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 기회를 만들었다.

13일에는 또 다른 조연 홍건희의 활약이 돋보였다. 연장 10회 패전 처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는 한 타자만 상대하고 데뷔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홍건희에게 승리를 안긴 건 또 다른 조연 김민우였다. 연장 10회 장시환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날렸고 14일에도 3안타를 치며 1타점을 올렸다. 지난 6일 2군에서 올라온 김민우는 6경기에 나와 17타수 10안타 타율 0.588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좋은 성적에만 있지 않다.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때 7위까지 추락했던 SK 와이번스도 명품 조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주연들 못지않은 공헌도로 팀 승리에 완성도를 더하는 조동화와 채병용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채병용은 올 시즌 두 번째 선발로 출장해 호투했고 조동화는 5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3득점 3도루로 펄펄 날았다. 공교롭게 이날 경기 후 SK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3위까지 올랐다. 현재 1위 삼성 라이온즈와 1.5게임차에 불과하다.

올 시즌을 불펜에서 시작한 채병용은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가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빠지자 선발로 자리를 옮겨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화려한 홈런이나 안타와는 거리가 멀어 조연 이미지가 강한 조동화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동화는 배팅볼 투수로 나서는 등 주장 역할까지 충실히 하면서 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