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라는 뜻 ‘바라다’의 명사형은 ‘바람’입니다. ‘바라다’는 ‘돈을 바라고 한 짓이지?’처럼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라는 뜻과 ‘죽을힘을 다해 결승점을 바라고 뛰었다’처럼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라는 뜻도 있지요.
그런데 ‘바라다’의 명사형 ‘바람’을 ‘바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램’은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 ‘볕에 쬐거나 약물을 써서 빛깔을 희게 하다’ ‘가는 사람을 일정한 곳까지 배웅하다’라는 뜻을 가진 ‘바래다’의 명사형입니다.
‘나의 바램은 자식 잘되는 거야’ ‘네가 잘되길 바래’처럼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바람’의 말맛, 즉 어감 때문일까요. 그 이유를 알기 어렵습니다. 바로 쓰자고 아무리 외쳐도 잘 고쳐지지 않는 언어 습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요즘 중년의 한 여가수가 부른 ‘바램’이란 제목의 노래가 제법 인기를 모으는가봅니다. 소소한 일상의 ‘바람’을 얘기하는 내용이던데, 그의 ‘만남’이란 노래에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고 하더니 이젠 아예 ‘바램’을 제목으로 달았네요. 서완식 교열팀장 suhws@kmib.co.kr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노사연씨, ‘바램’이 아니라 ‘바람’인데요
입력 2015-05-16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