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與 3선 격돌… 예결위원장이 뭐길래

입력 2015-05-15 02:26

19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두고 새누리당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 얘기다. 두 사람은 경선까지 불사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그때부터 관심은 예결위로 집중된다. 정원 50명인 예결위는 어느 예산을 깎고 늘릴지 결정하는 ‘칼자루’를 쥐고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총괄 책임자인 위원장이다.

최근 몇 년간 예결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은 1년씩 교대로 맡아왔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복잡하다. 발단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완구 원내대표가 취임하고 상임위 조정이 이뤄졌다. 신임 원내지도부는 상임위원장 대상인 3선 의원 10명에게 우선 신청을 받았다. 이례적으로 예결위원장을 원하는 사람이 없어 3선 중 나이가 적은 축에 속했던 김 의원이 가장 먼저 예결위원장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무위원장을 원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우택 의원과 맞붙은 경선에서 패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장을 맡게 됐다.

김 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 의원은 그동안 주요 당직을 많이 맡았고 현재 대통령 정무특보도 겸하고 있다. 원내지도부나 다른 의원은 관례에 따라 차기 위원장을 선임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의원은 지난 4일엔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 의원의 주장은 다르다. 지난해 예결위원장을 할 차례였지만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고, 정책위의장을 마치면 예결위원장을 하는 것으로 이미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무위원장 경선에서 패한 김 의원을 배려해 윤리위원장을 맡겼는데 이제 와 관례 운운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 의원은 “김 의원은 왜 작년에 예결위원장을 거부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무특보 자리에선 조만간 물러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은 PK(부산·경남),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출신이어서 지역 간 대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