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살다가 오직 나 혼자라고 느껴질 때…

입력 2015-05-16 00:04

저자는 천생(天生) 교사다. 정 많은 큰집 맏누이처럼 포근히 도닥도닥 위안(慰安)해주는 치유의 작가다. 교직과 상담전문가로 세상을 항해하며 매순간 파도에 부딪치듯 무수한 상처를 정면으로 통과한 베테랑 컨설턴트다.

인생은 결코 쉽지 않다. 살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울고 싶어도 울 수도 없을 만큼 힘들 때도 있고, 포기해버리고 싶을 만큼 절망스러울 때도 있는 것이 인생길인지도 모른다. 그 길에서 가장 힘이 들 때는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 때이다. 오직 나 혼자라고 느낄 때이다. 기댈 곳 없이 홀로일 때이다. 이 책은 이럴 때 잡으면 제격이다.

기댈 곳이 있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는 법이다. 인간은 누구나 힘이 들 때면 기댈 곳을 찾는다. 누군가의 가슴에, 어깨에 기대어 하소연하고 싶어 한다. 그럴 때엔 누군가를 위해 기댈 수 있게 가슴을 내어주고, 어깨를 내어주어야 한다. 인생길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선생님, 미션라이프 ‘힐링노트’ 코너를 집필해보시지 않으실래요.”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토요판 데스크가 저자에게 건넨 한 마디가 많은 이들의 가슴앓이를 고쳐주는 약이 됐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큰 부담이 될 것 같지 않아 단박에 쓰겠노라고 답한 것이 책으로 엮인 계기다. 저자는 이후로 ‘힐링노트’를 쓸 때가 되면 신기하게도 소재가 주어지곤 했다고 밝혔다. 매주 그렇게 평범한 일상에서 만난 일들을 써내려갔다. 위로받았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책에는 ‘울음이 있는 작은 방’을 썼을 때는 중년의 남성분들이 많이 공감을 해주었는데, 어떤 분은 은퇴하면 ‘울음방’을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울고 싶어도 울 곳이 없다는 이 시대의 아버지, 남편, 직장인들의 모습이 이 노트에 담겨 있다. ‘종아리 맞는 청춘’이 실렸을 때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이나 그 어머니들에게서, 여성들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했을 때는 여성들에게서, 부부 문제를 썼을 때는 부부들에게서 공감의 메시지가 돌아왔다. 저자는 상처받은 영혼들을 사람의 어깨에서 하나님의 품으로 안내한다. 인생의 모든 약함을 아시고, 언제든지 “힘들면, 기대렴” 하시는 주님께 기대자고 속삭인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