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개발 중심축에서 역사문화도시 심장으로… 한양도성 인근 90m 넘는 건물 못 짓는다

입력 2015-05-15 02:52

백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등 내사산(內四山)과 한양도성에 대한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도심부 건축물 최고 높이가 90m로 제한된다. 또 성곽으로 둘러싸인 한양도성 내 18개 구역별로 공공·민간부문의 공간관리지침이 마련돼 향후 재개발과 지구단위 계획구역 재정비시 가이드라인으로 적용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한양도성 전체지역 관리원칙·방향을 담은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시는 2004년부터 적용해온 도심부에 대한 도시계획적 관리틀인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을 ‘역사도심 기본계획’으로 보완하고 적용범위도 사대문 안에서 한양도성 전체지역으로 대폭 확대했다. 과거 성장의 시대에 개발을 중심축으로 했던 관리원칙이 역사문화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10년 만에 선회하는 것이다.

역사도심 기본계획은 ‘시민의 삶과 역사가 함께하는 도심’이라는 미래상 아래 5대 핵심 이슈별 계획과 공간관리 계획으로 구성됐다.

5대 핵심 이슈별 계획은 도심의 핵심 문제 해결을 위한 15개 전략과 40개 실천과제를 담았다.

역사도심 기본계획은 앞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 지구단위계획 등의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도심부에 대한 각종 문화, 교통, 주거, 산업, 환경관련 사업 및 계획의 가이드라인으로서 각종 정책 수립 시 도심부 관리를 위한 기본지침으로 활용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공간관리 계획이다. 시는 역사도심 고유의 골격 존중, 다양한 지역특성을 반영한 점진적 재생, 주요 공간별 연계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구축 등 3가지 공간관리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심부 관리유형을 기존 4개에서 3개로 단순화했다. 특성관리지구는 역사, 문화, 경관적 특성을 보유한 지역으로서 대규모 개발보다는 지역특성을 활용한 도시재생을 유도할 계획이다. 종묘, 창덕궁, 경복궁, 경희궁, 사직단, 한양도성 등 주요 문화재 주변지역과 남산 구릉지 주거지역 등이 새로 포함됐다. 정비관리지구는 기존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역사자원, 기존 필지 및 가로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중·소규모로 개발하게 되는 지역으로 세운, 공평, 관수, 을지로3가, 충무로 등이 해당된다. 일반관리지구는 개별적으로 건축이 가능한 지역으로 DDP 주변지역 등이다.

이와 함께 역사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과 성곽의 독특한 경관적 특성을 살려나가기 위해 건축물 높이를 내사산 높이 이내(90m)로 관리하되 저층부 건폐율을 60%에서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20개 원형 옛길과 210개 근현대건축자산 등 역사자원의 관리범위를 확대해 자원별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역사자원으로 보존 활용시 권리자에게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