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 기독교용어] 제단

입력 2015-05-16 00:58

언어의 속성은 세월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 용어 중에도 습관적으로 잘못 쓰거나 잘 몰라서 잘 못 쓰는 용어들이 있다. ‘새벽 제단’과 ‘가정 제단’ 등이 좋은 예다.

구약 시대의 예배는 그야말로 제사였다.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은 이후 제사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출애굽 시대에는 모세가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광야에서 성막을 만들어 그곳을 하나님 섬기는 장소로 사용했다. 성막의 마당에는 번제단이 있었고, 거기서 에서 희생 제사를 드렸다.

믿음의 족장인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은 정형화된 제단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삶의 거처를 옮기면 그곳에서 제일 먼저 돌로 된 제단을 쌓고 제사를 드렸다. 이 제단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세상에 오셔서 영원한 대속 제물이 되시기까지 이를 준비하는 예표적 행위였다. 따라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고 대속 제물이 되신 이후로는 더 이상 제단이 필요치 않게 됐다. 그래서 신약의 교회에는 제단이 없고, 성도는 여기서 제사를 지내지도 않는 것이다. 이는 제단을 쌓지 않고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서 예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단을 쌓는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예배하다’로 바꿔야 한다. 이 밖에 ‘가정제단’ ‘새벽제단’ ‘구국제단’ 등의 표현도 바람직하지 않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