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네팔 여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빠져나와 아기를 낳았다. 영국의 BBC방송은 ‘기적의 아기’(사진)라고 불렀다. 14일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규모 7.8의 지진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덮쳤을 때 만삭의 돌마 타망(28)은 붕괴된 집 잔해 더미 아래에 깔렸다. 타망은 충격과 부상이 심했지만 오로지 ‘뱃속의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타망은 “숨쉬기도 쉽지 않았지만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내 몸 다친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적십자사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곧바로 진통이 시작됐다. 주변은 온통 무너진 건물뿐이었고, 다친 몸으로 어디를 찾아가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가장 가까운 신두팔초크의 병원은 걸어서 3시간 거리였다. 절망스러웠다. 산모와 아기를 살린 건 우연히도 현장을 지나가던 일본 의료진이었다. 의료진은 급히 타망을 차에 태워 신두팔초크로 후송했다. 병원에 도착한 타망은 무사히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타망은 “이 아기는 우리 가족 모두의 희망과 새로운 삶의 상징”이라며 “비록 (지진으로) 가진 것을 대부분 잃고 임시보호소에서 지내는 신세지만 이보다 행복할 수 없고, 이 작은 기적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석운 기자
참사 이기고 태어난 네팔 ‘기적의 아이’
입력 2015-05-15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