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스승 부재 탓하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볼 때

입력 2015-05-15 00:30
15일은 제34회 스승의 날이다. 늘 하던 대로 대부분 학교에서는 이런저런 행사가 열리고 스승의 날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사제간의 정을 더욱 두텁게 만드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승의 날을 앞두고 나온 한 여론조사는 대한민국의 슬픈 교육 현장을 보여준다.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존경받고 있다’는 대답은 단 9%였다. 한국교총이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2028명을 상대로 한 온라인 조사에서는 ‘본인과 동료 교사의 사기가 최근 1∼2년 새 떨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75%나 됐다. 붕괴되는 공교육 시스템과 입시 위주의 사교육 광풍, 오로지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교육 현실이 빚어낸 씁쓸한 결과다.

3대가 공덕을 쌓아야 교사 며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교사라는 직업은 인기가 높다. 그 이유가 신성한 교직이라는 자긍심 때문이 아니라 정년을 보장받고 연금까지 보너스로 얻는 안정적 직업이기 때문이라는 점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물론 미래세대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헌신적이고 희생적으로 노력하는 교사가 그렇지 않은 교사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참스승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교사들만 정신 차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교사 스스로가 자존감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쇄신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내 아이만, 나만 잘되는 게 우선이라면 공동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이런 이기주의가 교육 현장을 황폐화시킨 원초적 주범이라 할 수도 있다. 참스승의 부재를 탓하기보다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 이것이 스승의 날을 의미 있게 맞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