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량 무료 정비해온 김관권 한국폴리텍大 교수 “명장은 자기 재능을 사회적 약자에 돌려줘야”

입력 2015-05-15 02:13

한국 자동차 정비 분야 초대 명장(名匠)인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 김관권(59·사진) 교수는 ‘장애인의 카 매니저’로 불린다. 17년간 3000여명 장애인들의 차를 무료로 정비해 온 봉사활동 경력 덕에 얻어진 별명이다.

자동차 정비 명장의 첫 길은 자동차공업소 정비 직원에서 시작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 대신 자동차공업소에 취직해야 했던 김 교수는 야간 기계 공고를 다니며 국립중앙직업훈련원을 졸업, 1982년 정수직업전문학교 교사의 꿈을 이뤘다. 빠르게 발전하는 자동차 기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서울산업대 기계공학과, 한양대 기계공학과 야간 과정에 진학해 공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1989년에는 자동차 정비 부문 명장에 처음으로 올랐고, 자동차정비기능장 등 14개 자격증도 따냈다.

남들보다 한발 더 노력하며 승승가도를 달려온 김 교수의 삶에 변화가 생긴 건 1993년이었다. 사고로 머리를 다치면서 하반신 일부가 마비돼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몸소 느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 교수는 14일 “TV에서 야간에도 신호를 철저히 지키는 장애인 부부를 보고 안전한 운전 환경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장애인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98년 처음 시작된 김 교수의 봉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홀로 시작했던 무료 정비 행사는 이제 재학생·졸업생들의 참여로 매번 장애인 차량 50∼60대씩을 정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 교수는 “명장은 투철한 장인정신과 최고의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내가 가진 재능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안전을 돌려주자는 생각을 했고, 이를 제자들에게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