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능력, “실제보다 과장돼” vs “예상보다 위협적”

입력 2015-05-15 02:25
지난 8일 사출시험이 이뤄진 북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성능과 위협 수준을 놓고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내는 사출시험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전력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14일 “이번에 더미탄(모의탄)으로 사출시험을 한 것은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잠수함에서 밀어낸 미사일이 물을 벗어나 공중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 발사한 잠수함이 정상적인 위치를 유지하는지를 알아본 시험으로 SLBM 개발의 초기 단계라는 지적이다.

사출시험에 성공해도 사격통제 등 복잡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단 1개의 수직발사관을 가진 단 1대의 신형 잠수함만 갖고 있어 운용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LBM탄도 생산해내야 하고 이를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도 양산해내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SLBM에 적합한 소형화된 탄두를 만드는 일도 만만치 않다. 고폭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핵무기를 장착하려면 탄두 무게를 650㎏ 정도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핵탄두를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해양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 기술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예비역 해군 대령은 “모의탄이지만 150m까지 날아갔다는 것은 사출시험이 물 밖으로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추진 장약을 넣은 상태에서 점화 가능성도 본 것”이라며 “이번에는 소량만 사용해 100여m 날아갔지만 장약을 최대화하면 상당한 거리를 갈 수 있다는 게 검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수중 발사시험이 처음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문가는 모의탄이 물 밖으로 나온 뒤 사선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이미 자세제어 기술과 사격통제 기술을 북한이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단 한 차례의 실험으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6년 미 의회 보고서는 북한이 1990년대 구 소련으로부터 골프급 잠수함을 10여척 도입했고, 당시 전문가 20여명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되어 있다”며 “SLBM 기술을 온전히 전수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이 전수된 지 25년이 지났다는 것은 이미 SLBM탄뿐 아니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역시 상당수 복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구 소련의 기술을 기반으로 수차례 실험을 거쳐 안정적인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한의 무기획득 과정이 다른 나라처럼 정상적인 개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무기개발 과정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짧았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도 군이나 정부가 예측하는 4∼5년보다 더 빨리 전력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무엇보다 SLBM은 은밀성과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행시간이 짧고 비행 고도가 낮은 디프레스 방식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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