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교회(정효도 목사·사진)는 이즈음 교회 앞에 낮은 종탑을 세웠다가 시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전통가옥 마을에 교회는 ‘미운 오리 새끼’인 경우가 많다.
당초 교회는 마을 한복판에 그림처럼 서 있었다. 그러나 민속마을 사업이 가속화되면서 교회는 마을 입구 하천 변으로 밀려 났다. 이동헌 장로는 “이마저도 설계 허가가 쉽게 나지 않고 네댓 번 반려됐다. 그 과정에서 설계비만 몇 천만원을 썼다”고 말했다. 2007년 손수혁 장로와 함께 ‘민속마을 교회가 살아남기 위한 교회 이전 프로젝트’를 눈물의 기도 끝에 마쳤다.
지금 양동교회는 마치 맨땅에 지붕만 얹은 모양으로 낮게 자리했다. 이마저도 교회 주변에 그루당 300만원짜리 나무 수십 그루를 심어 관광객에게 예배당이 보이는 것을 봉쇄해 버렸다. 교회 안내판은 아예 없다. 주일 40∼50명의 교인은 카타콤을 찾는 이들처럼 조용한 발걸음이다. 반가 마을 교회는 초기 한국교회처럼 조심스럽다.
“1950년대 마을 한복판에 아담하게 서 있는 작은 예배당은 역사가 아닌지 참 묻고 싶어요. 저는 언젠가 하나님이 그 아름답던 교회도 복원시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경주=전정희 선임기자
[가족행전] 한 폭 그림 같던 양동교회 종탑이 낮아진 까닭은
입력 2015-05-1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