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는 견고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자랑하는 ‘BBC(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인’을 꽁꽁 묶었다. 유벤투스 수비진이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MSN(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마저 묶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벤투스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대회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유벤투스는 1, 2차전 합계 1승 1무로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고 2002-2003 시즌 준우승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6일 열린 1차전에서 1대 2로 패한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과 벤제마, 호날두로 이어지는 호화 공격수들을 앞세워 공세를 폈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견고한 방패를 뚫지 못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예상과 달리 안정적인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들고 나왔다. 4-4-2 포메이션에서 ‘MVP(클라우디오 마르치시오-아르투로 비달-안드레아 피를로) 라인’은 든든하게 중원을 지켰다. 이탈리아 대표팀 출신인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조르조 키엘리니는 후방을 책임졌다. 중원과 후방에서 고전한 레알 마드리드가 얻어낸 유일한 골은 페널티킥(전반 23분·호날두)이었다.
유벤투스는 후반 12분 페널티지역 바깥 오른쪽 지점 프리킥 상황에서 만회골(알바로 모라타)을 뽑아냈다. 1-1 동점을 만든 유벤투스는 후반 34분 피를로를 빼고 안드레아 바르찰리를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안정적인 스리백으로 전환한 유벤투스의 수비는 더욱 견고해졌고, 레알 마드리드는 끝내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이 수비전술은 유벤투스가 1차전에서도 크게 재미를 본 포메이션이다.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모라타는 스페인 스포츠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면 좋았겠지만 인생이 그런 것”이라며 “중요한 골을 넣었지만 좋은 한편으로 괴로운 심정”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모라타는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골 세리머니를 자제함으로써 지난 시즌까지 자신을 응원했던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 예의를 갖췄다.
유벤투스는 결승에 이미 올라 있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6월 7일 독일 베를린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단판승부인 결승전도 역시 방패와 창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바르셀로나 ‘MSN 트리오’는 이번 시즌 무려 114골(메시 53골·수아레스 24골·네이마르 37골)을 합작 중이다. 유벤투스가 세리에 A 최강을 자랑하는 수비진으로 ‘MSN 트리오’를 봉쇄하면 트레블(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을 바라볼 수 있다. 세리에A 우승을 확정한 유벤투스는 오는 21일 라치오와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을 치른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라치오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둬 이변이 없는 한 우승컵을 거머쥘 전망이다.
유벤투스의 키엘리니와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의 재회도 흥밋거리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우루과이 대표로 출전한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물어 4개월간 축구 활동 금지,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호날두 울린 유벤투스 “메시 나와라”… UEFA 챔스리그 바르셀로나와 내달 7일 결승 맞대결
입력 2015-05-15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