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스트레스… 남편 은퇴하면 아내 건강 나빠진다

입력 2015-05-15 02:45
‘삼식이’(은퇴 후 집에서 세끼를 챙겨 먹는 남편을 비하하는 말) 스트레스는 빈말이 아니었다. 은퇴자 본인보다 배우자의 건강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감소, 은퇴자와의 장시간 동거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5 고용패널학술대회 학생논문 공모전’ 최우수상으로 나수영(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석사과정)씨의 ‘은퇴가 은퇴자 및 배우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논문은 은퇴자 부부 91쌍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격년제로 건강상태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논문에 따르면 은퇴 직후 은퇴자와 배우자 모두 건강이 안 좋아졌다가 은퇴한 지 3∼4년이 지나면서 건강을 회복했다. 은퇴는 은퇴자보다 배우자의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는 당사자에게 정체성 혼란, 사회적 연결망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의 압박이 사라지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긍정적 효과도 갖고 있다. 반면 배우자는 가구 소득이 줄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데다 은퇴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다. 은퇴자와 생활하는 데 적응하면서 은퇴 3∼4년 후에는 배우자의 건강이 회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