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젊은 과학자의 인도네시아 정글 탐험기

입력 2015-05-15 02:44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 속에서 이름도 생소한 긴팔원숭이들을 관찰하던 남자, 대한민국 최초로 야생영장류학 박사를 취득한 사람, 그가 자신의 정글 탐험기를 출간했다.

어린 시절 ‘정글북’을 읽으며 야생에서의 삶을 꿈꿨던 필자는 2007년부터 약 2년간 인도네시아 구눙할라문 국립공원에서 자바긴팔원숭이의 먹이 찾기 전략을 연구했다. 현지 연구원들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 연구지와 거주지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 나무 위를 껑충껑충 넘어 달리는 긴팔원숭이를 쫓다가 몇 개월 만에 친해진 얘기 등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파리 떼와 가시 식물들, 폭우, 습기 등과 전쟁을 벌이면서도 하나하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 내는 즐거움이 넘쳐났다고 필자는 정글 생활을 회고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반복되는 주행성 생활 패턴은 우리네 사는 모습을 꼭 닮았다. 그래서인지 영장류 연구는 동물을 관찰한다는 경험과 더불어 누군가의 스토커가 되어 버린 기분마저 들게 하는 특징이 있다.”

책은 도착부터 추적, 관찰, 일상, 고생, 관계, 떠남에 이르기까지 젊은 과학자와 긴팔원숭이가 교류한 내용을 가벼운 필치의 글과 수십 장의 사진, 삽화들로 보여준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