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 통해 꽁꽁 언 한·일 관계 뚫자”

입력 2015-05-14 03:00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13일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대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경제단체연합회장. 김지훈 기자

한·일 경제계 수장들이 경제협력을 통해 과거사 문제로 불편해진 양국 관계 개선에 앞장서자고 입을 모았다.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미래 세계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 축사에서 “역내 경제통합과 아시아 국가의 동반 성장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 산업과 자원 및 인프라 분야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허 회장은 한·일 경제계가 힘을 모아 차세대 리더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고 제안하며 양국 경제계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한·일 공동 번영과 새로운 50주년을 향한 경제계의 협력’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양국은 호혜·협력의 역사 인식과 시장경제원리에 의한 구조개혁을 바탕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이 동아시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나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양국 경제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일 FTA 재추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공동 참여, 신흥 제3시장 공동 진출 확대, 신성장 분야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양국의 정치적 관계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일본 게이단렌과 전경련 간의 회의 재개, 박근혜 대통령 예방을 비롯해 한일현인회의 개최 등 민간 차원에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6월 22일을 한 달여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에는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등 양국 주요 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하였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사사키 회장 등 일본 경제단체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논의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표단은 박 대통령에게 조속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용택 남혁상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