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필라델피아 열차 전복… 200여명 사상

입력 2015-05-14 03:00
12일 밤(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승객과 승무원 240여명을 태운 열차가 탈선 후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AP,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워싱턴DC를 출발해 뉴욕으로 가던 중 필라델피아에서 전복됐다. 목격자들은 오후 9시30분쯤 델라웨어강 인근 필라델피아 포트 리치먼드에서 급커브가 있는 프랭크포드 교차점을 지나다 갑자기 선로를 벗어났다고 전했다.

사고 지점은 1943년에 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열차 탈선사고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사고가 급커브 때문에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의 마이클 누터 시장은 언론에 “사고 현장은 완전히 처참한 난장판”이라고 혼란스러운 사건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부상자 중 5∼6명이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CNN방송은 엔진이 거꾸로 들려 처박힌 7량의 열차 안에는 238명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AP통신 직원 폴 청은 “넷플릭스로 영상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 급제동을 한 것처럼 속도가 줄더니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온갖 물건들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열차 앞부분이 심하게 망가지고 부서져 금속 덩어리처럼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탑승객 대니얼 위트린은 AP통신에 “나는 다행히 걸어 나올 수 있었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걸어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았다”면서 “기차 안은 사람들과 테이블 의자가 뒤엉켜 엉망이 됐다. 얼굴에 선혈이 낭자한 부상자들 곁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사고 직후를 묘사했다.

사고 현장 주변의 모든 도로는 봉쇄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철도 운영회사인 암트랙과 국가운수안전위원회는 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