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중국해 순찰 추진

입력 2015-05-14 02:29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활주로를 닦고 있는 남중국해에 미국이 정찰기와 해군 함정을 보내 순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영토분쟁이 일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항공기와 선박을 급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이들 세 나라뿐 아니라 중국, 대만과 브루나이 등 모두 6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 출발하는 상선이 중국이나 한국, 일본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해역을 지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이 최근 이곳에서 간척사업을 벌이고 인공섬과 군사용 활주로 건설을 강행하면서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이 일대 인공섬의 면적을 지난해 500에이커(202만3428㎡)에서 올 들어 2000에이커(809만3712㎡)로 확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항행의 자유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마음대로 한 국가의 영공과 영해에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영토주권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면서 “관련국에 신중한 언행과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인공섬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의 남중국해 순찰 계획이 행동으로 옮겨질 경우 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카터 장관의 이 같은 계획은 아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전석운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