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사람, 쓰는 사람 따로 있나”… 朴대통령, 의원입법 통한 지출증가 거듭 거론

입력 2015-05-14 02:28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 건전성을 주문하면서 ‘페이고(Pay-Go)’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페이고 원칙’이란 지출을 늘리거나 수입 감소를 유발하는 법안은 반드시 다른 수입 증가나 지출 감소를 통해 상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재정에서 지출 계획을 짤 때 재원 조달 계획도 함께 짜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등에서 실시돼 재정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재정준칙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페이고 원칙”이라며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재정을 수반하는 법률 입안 시 재정조달 방법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은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인 만큼 중장기 건전 재정 기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재정 지출을 야기할 수 있는 ‘의원입법’을 겨냥한 듯한 언급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가정에서도 어머니들이 새로 돈 쓸 곳이 생기면 빚을 내기보다 불필요한 씀씀이부터 줄여나가듯 나라 살림살이도 이런 원칙에 따라 운용하자는 것이 ‘페이고’의 근본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지난 6일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의원입법을 통해 규제 양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데 이어 이번에는 재정 건전성을 예로 들면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재정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요 ‘반달’의 한 소절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애들의 노래 중에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란 노래가 있다”며 “이런 재정전략 없이 우리가 재정을 운영하는 것은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바닷길을 가려는 것이나 똑같다. 이렇게도 비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참 중요한 회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복지 분야에 대해선 효율성 제고를 통한 국민 부담 최소화에 역점을 둬야 하고, 방위산업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