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국 최초 무상급식’ 흔들… 道 “식품비만 70% 분담” 선언에 교육청 발끈

입력 2015-05-14 02:10
충북도가 무상급식비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비(514억원)의 70%(359억원)를 분담하겠다고 밝히자 도교육청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은상 도 정책기획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대부분 국비가 지원되는 인건비(329억원)와 운영비(71억원)를 제외하고 식품비의 70%를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무상급식비 총액은 914억원이다. 도는 식품비의 61.8%인 318억원만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도는 ‘식품비 70% 분담’ 기준에 따라 무상급식 분담액 전출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식품비 155억원은 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

무상 급식비는 식품·운영·인건비로 구분된다. 운영·인건비는 모두 도교육청이 부담하고 식품비의 70%만 도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가 지원하기로 한 359억원은 올해 무상급식비 총액으로 따지면 39%가 된다.

박 기획관은 “민선 5기 때 도교육청과 도의 분담 비율이 5대 5였지만 국비가 지원되는 운영·인건비를 뺀 식품비만 놓고 보면 분담비율이 3대 7로 바뀌었다”며 “도가 20%를 더 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두 기관의 합의로 ‘전국 최초’ 시행을 자랑하던 충북의 무상급식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도가 식품비의 90%(462억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신경인 교육국장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모두 부담하기로 했는데 식품비까지 분담하라는 건 심한 것 아니냐”며 “열악한 교육 재정상 155억원의 식품비를 부담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의 무상급식이 훼손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도의 식품비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도교육청이 부담할 인건비와 운영비 비중은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과 도교육청은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초·중·특수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해 오고 있다. 2013년 11월 도와 도교육청의 합의로 ‘무상급식 예산 분담 매뉴얼’을 마련한 이후 모든 예산은 50%씩 분담해 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