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낚시꾼 쓰레기로 몸살… 3∼4월 수거분 11t 달해

입력 2015-05-14 02:11
충청권 주민의 식수원인 대청호가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은 대청호에서 지난 3∼4월에 수거한 쓰레기가 11t에 달한다고 13일 밝혔다.

호수 주변은 산란기를 맞아 수초지대로 올라온 물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꾼이 버린 각종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다. 낚시꾼들은 호수 주변에서 밥을 짓거나 라면을 끓여 먹고 남은 음식물을 땅에 묻거나 수풀 속에 몰래 버려 수질을 위협하고 있다.

관리단은 호수 인근 주민 12명을 청결지킴이로 위촉하고 활동비를 지급하면서 환경감시와 쓰레기 수거를 맡기고 있다. 이달부터는 50여명의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방침이다. 6월에는 대청댐 주변의 문의중, 회인중, 안내중과 함께 대청호 상류 품곡천, 회인천, 안내천 주변의 정화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청호 연안에 자리 잡은 충북 옥천 안터마을 주민들은 1주일에 2∼3차례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주말과 휴일마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 이장 박효서(51)씨는 “쓰레기를 바위틈에 감춰놓거나 파묻는 경우도 수두룩하다”며 “양심 없는 낚시꾼들이 버린 가정 쓰레기도 많아 단속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대청댐관리단 관계자도 “장마철마다 빗물에 휩쓸린 쓰레기가 호수 안으로 흘러들어 이를 수거하는 비용만 수억원이 소요된다”며 “자신의 가족과 이웃이 먹는 물을 보호하고 허비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시민의식 회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옥천=홍성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