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포정치] 최측근 줄줄이 숙청… 北 권력구도 오리무중

입력 2015-05-14 02:05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무더기로 숙청함에 따라 향후 북한의 권력구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제1비서는 집권 초반기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김정일의 사람들’을 숙청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자신이 직접 측근그룹에 앉혔던 인사들에 대한 ‘군기잡기’를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사소한 잘못도 가차 없이 처벌해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사적으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음을 과시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달 30일 총살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군 직책과 함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위원 및 노동당 정치국 위원 등 당·정·군의 핵심 요직을 겸직했었다. 올해 들어서는 김 제1비서의 활동에 14회나 동행한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숙청된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역시 ‘김정일의 사람’이 아니라 ‘김정은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마 국장은 병원 및 보육원 건설 등 김 제1비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인민생활 향상’ 관련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순안공항 건설 시 “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돼 일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으로 보내졌다.

한 부장은 김 제1비서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등 역시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으나 최근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3월 이후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숙청된 변 국장 또한 김 제1비서의 핵심 군사 참모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최측근 인사까지 잇따라 숙청되면서 국가안전보위부와 노동당 조직지도부 등 간부들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담당하는 부서에 권력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

이에 따라 장성택 숙청 이후 잠시 핵심에서 밀리는 듯했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최근 김 제1비서의 신임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인자’의 대두를 극도로 꺼리는 김 제1비서 스타일상 그의 앞날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오전 한때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황병서(66)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북한 내 권력서열 2위로 건재하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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