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채권금리 언제까지… 급격한 상승 경기부양 발목

입력 2015-05-14 02:16

국내외 채권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 안정을 되찾는 듯하던 글로벌 채권금리가 재상승 조짐을 보여 국내 채권시장도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가 좋아져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채권값 하락)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실물경기 여건에 비해 급격히 오르면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반감된다.

금융투자협회는 5월 금리전망 BMSI(채권시장 체감지표)가 전월(113.4)보다 58.7포인트 하락한 54.7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BMSI는 채권업계 종사자 설문조사 결과를 계량화한 지표로 100 이상은 ‘호전’, 100 이하는 ‘악화’, 30 이하는 ‘패닉’을 의미한다. 즉 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13일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내렸지만 전날에는 크게 올랐다. 특히 12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137% 포인트 오른 연 2.597%로 연초(2.66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다시 급등한 것은 독일과 미국 채권금리가 동반 급등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금리가 급등한 독일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투기 세력까지 나서 치열한 매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선진국의 채권값 거품 우려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전이되는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45조5000억 달러였던 세계 채권시장 시가총액은 최근 약 45조 달러로 5000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KDB대우증권 서대일 연구원은 “미국 경기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가 역설적으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금리 상승을 촉발했다”며 “실물경기 여건보다 금융 여건을 반영한 유가 및 금리 상승은 실물경기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이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 여력을 축소시켜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선진국 국채 투매 사태가 14일 미국과 일본의 30년물 국채 발행을 계기로 고비를 맞을 것으로 관측했다. 거품 붕괴로 이어질지, 아니면 조정에 그칠지가 판가름 날 것이란 뜻이다.

채권시장이 바닥을 쳤는지 여부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대우증권은 금리 상승세가 2분기 중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3분기 중반까지 채권시장 약세(금리 상승)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