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대 고분군 수십년 방치 훼손 심각… 구암동 함지산 일대 346기

입력 2015-05-14 02:06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 지역 내 고분 모습. 관리가 안돼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영남문화재연구원 제공

대구시 북구 구암동 함지산 일대 고분군에서 최근 189기의 삼국시대 고분이 추가로 발견돼 이곳이 대구지역 최대 고분군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십 년째 방치돼 유적이 훼손되는 등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대구 북구에 따르면 영남문화재연구원이 ‘구암동 고분군 및 팔거산성 지표조사’를 실시해 1975년 조사(영남대박물관)된 고분 수(157기)보다 2배 이상 많은 346기의 삼국시대 고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대형분 19기, 중대형분 23기, 중형분 91기, 소형분 213기다. 이는 지금까지 대구지역 최대 고분군으로 알려진 동구 불로동 고분군(211기)보다 135기 더 많은 것이다. 하지만 훼손 정도가 심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실제 고분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암동 고분군의 훼손 상태는 심각했다. 고분군은 최초 발견 후 40년 가까이 방치됐다. 도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도 발견됐으며, 석곽분에 사용된 돌들이 등산로에 방치되거나 무덤 가운데로 길을 낸 경우도 있었다. 또 일부는 경작지 개간, 군사시설 조성 과정에서 심각하게 훼손됐다.

영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고분군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정비라도 서둘러 시작해야한다”며 “양호한 고분을 중심으로 학술발굴을 실시해 사적으로 지정하고 고분군과 인근 팔거산성을 활용한 역사유적 공원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암동 고분군은 불로동 고분군(사적 제262호), 달성군 성산동 고분군(71기)과 함께 대구에 현존하는 삼국시대 3대 고분군 중 하나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신라양식의 ‘돌무지돌덧널무덤’이 발견돼 유적 가치가 뛰어나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