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69위로 급상승한 한국 테니스 기대주 정현 “위기 때도 플레이에 집중… 서브 좋아진 게 비결”

입력 2015-05-14 02:04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세계랭킹이 올라 기뻐요. 시니어 무대에 뛰는 첫해에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에 뛸 수 있게 돼 신기하기도 하고요.”

한국 테니스 ‘기대주’에서 ‘간판스타’로 발돋움한 정현(19·삼성증권·사진)이 13일 서울 오픈 챌린저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올 들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바로 아래 등급인 챌린저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랭킹도 지난해 말 173위에서 69위까지 뛰어올라 오는 6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본선 티켓을 사실상 굳혔다.

그는 “올 들어 잘하는 선수와 부딪혀 자꾸 지다보니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제는 위기 때도 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ATP 투어 대회인 마이애미오픈 1회전에서 세계랭킹 50위였던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를 꺾고 투어 첫 승을 따낸 뒤 지난달 US클레이코트 챔피언십에서는 16강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보다 서브가 많이 좋아진 게 선전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의 서브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브를 잘하기 위해 몸의 밸런스와 토스를 매일 조금씩 교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배석한 ‘한국 테니스의 레전드’ 이형택은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때 가끔 서브 포인트가 나와 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면서 “정현이가 세계 톱10에 들기 위해서는 서브 속도를 적어도 시속 210㎞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현은 스트로크 싸움에서는 세계 톱 랭커들과 겨뤄 손색이 없지만 현재 시속 190㎞대에 머물러 있는 서브가 약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5세트로 치러지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체력 강화가 급선무다. 정현은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5세트 경기를 치러봤지만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며 “체력이든 뭐든 직접 경험하고 나면 체력 관리 등의 요령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정현의 활약으로 한국 테니스계는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됐다고 반색하고 있다.

2008년 세계랭킹 36위까지 올랐던 이형택 은퇴 이후 한국은 세계 테니스의 변방으로 밀려났었다. 정현의 선전으로 이덕희, 홍성찬 등 주니어 선수들이 더욱 분발하게 됐다.

서울 오픈 챌린저 16강에 올라 있는 정현은 이 대회가 끝난 뒤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24일부터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 예선을 뛰게 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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