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어렵지만… 교원 명퇴도 재수·삼수시대

입력 2015-05-14 02:06
교원의 명예퇴직에도 재수·삼수시대가 됐다. 올해 하반기에 울산지역 교원 중 한 명도 명예퇴직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하반기 명퇴 ‘0’명은 울산교육청 사상 처음이다. 이렇다 보니 교원들 사이에서는 “교원 명퇴는 재수·삼수는 기본” “명퇴 바늘구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교원 명예퇴직(명퇴) 예산 225억5000만원이 전액 소진됐다고 13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초·중·고 교원 명퇴 신청자 총 262명 중 149명만 명퇴해 수용률은 56.8%에 불과했다. 그나마 149명의 명퇴 비용으로 올해 전체 예산을 모두 소진, 올해 8월 명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명퇴 불가 상황이 벌어진 것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교육 환경과 정부의 공무원 연금법 개정에 따른 연금 삭감 불안감을 느낀 교원들의 명퇴 신청자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울산 교원의 명퇴 신청자 수는 2013년 2월 75명, 8월 3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133명, 8월 127명, 올해 2월 262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127명의 신청자 중 40명만 실제 명퇴해 처음으로 수용률을 100% 달성하지 못했고, 올해 2월 기준 신청자 수는 지난해 전체를 합한 것보다 많다.

또 기간제교사로 재취업할 수 있는 것도 명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하반기에 명퇴를 진행하려면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있어야 하지만 이미 지방채를 발행해 올해 2월 명퇴 비용을 지급했기 때문에 추경예산에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