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세기의 사랑’ 리리싼 부인 리샤 사망

입력 2015-05-14 02:06

마오쩌둥(毛澤東)에 앞서 초기 중국 공산당 지도자를 지낸 리리싼(李立三·오른쪽)과 국경을 넘어 세기의 사랑을 나눴던 러시아 출신의 리샤(李莎·리사 키스킨·왼쪽) 여사가 12일 베이징에서 숨졌다. 향년 101세.

리샤의 가족들은 그가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이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잉난(李英男) 리야란(李雅蘭) 두 자녀와 친지들이 병상에서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

러시아 귀족 가문 출신인 리샤는 1930년 모스크바에 머물던 리리싼과 만난 후 6년 만에 결혼했다.

공산당 지도자가 된 리리싼은 난창(南昌) 봉기 등의 실패로 실각한 후 러시아로 가 항일전 종료 때까지 머물렀다. 이후 리리싼과 함께 중국으로 귀국해 1946년 중국 건국 기념식에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리리싼은 노동부장 등 고위직을 역임했지만 1967년 문화혁명 기간 반혁명분자로 몰려 자살했다. 리샤 역시 8년간의 옥고를 치른 후 1975년 석방된 뒤 교육과 번역 작업에 몰두했다. 1980년 덩샤오핑(鄧小平) 체제에서 남편과 함께 명예회복을 한 리샤는 남편의 자살에 의문을 표시해 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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