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호위했던 7인방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후견세력으로 주목받았다. 김 제1비서와 함께 운구를 끌었던 인물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남 노동당 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이영호 인민군 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었다.
이들은 당시 30세였던 젊은 김 제1비서를 옹위해 권력승계 과정을 관리하며 이후 권력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 후견세력은 불과 3년 만에 80대인 최 의장과 김 비서 등 2명만 명목을 유지하고 있을 뿐 5명 모두 사라졌다.
가장 먼저 사라진 인물은 우 부부장이었다. 우리의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었던 그는 2012년 4월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부를 대표해 당시 김 제1비서와 함께 운구차를 맨 앞에서 호위했던 이 총참모장은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며 막강한 권한을 갖고 군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15일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 군의 외화벌이 수단을 당으로 옮기려는 장성택 세력에 거세게 반발했다가 숙청됐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으로 강등되는 등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3년 하반기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명단에서도 빠지는 등 2선으로 물러났다. 2014년 초 은퇴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후견그룹 가운데서도 김 제1비서의 신임이 가장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는 와병 중이던 조명록 전 총정치국장을 대신해 총정치국을 지휘했으며 2012년 4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됐지만 김격식 총참모장에게 자리를 내준 뒤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김 제1비서의 고모부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제2인자’ 대접을 받던 장성택은 2013년 12월 처형됐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당시 후견세력은 모두 물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김 제1비서가 자신의 체제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워가는 작업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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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4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