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탓 공방만 하는 여야, 먼저 국민을 의식하라

입력 2015-05-14 00:36
여야가 국민 앞에서 정말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법사위원장은 감정 섞인 설전을 벌이고 있고, 의원들은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상대방이 약속을 어겼다며 네탓 공방만 했다.

여야가 본회의에서 처리한 법안은 연말정산 후속대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임차인의 권리금 수수를 법제화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누리과정(만3∼5세) 예산 지원과 관련한 지방재정법 등 달랑 3건뿐이다. 이미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 54건은 야당의 반대로 본회의에 올리지도 못했다.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소액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창업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크라우드 펀딩법 개정안 등 대부분 민생 법안들이다.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문구를 국회규칙에 집어넣지 않는 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나머지 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서로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 ‘합의를 걷어차는 행위’ ‘저급한 행태’라는 거친 언사를 공개적으로 주고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야유와 맞고함으로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줬다. 정말로 부끄러운 정치의 현장이다. 이러니 여야의 정치가 삼류도 못 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비이성적 감정싸움을 접고 민생 현안 처리에 진력해야 한다. 민생 법안들을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분리해 논의, 하루라도 빨리 본회의 일정을 잡아 처리해야 한다. 청와대도 야당에 대해 자극적인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 야당이 반대하면 설득하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툭툭 싸움을 거는 듯한 태도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치, 더 이상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