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깔끔쟁이 빅터 아저씨] 흰 옷을 포기한 깔끔쟁이, ‘토마토 축제’가 즐거워졌다

입력 2015-05-15 02:41
빅터 아저씨는 날마다 하얀색 옷만 입는 깔끔쟁이다. 그런 성격이니 친구가 있을 리 있나. 그러거나 말거나 빅터 아저씨는 혼자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고 개의치 않는다. 어느 날 빅터 아저씨가 세탁소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 그날따라 광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행여 옷에 더러운 게 묻을까봐 조심조심 걸으며 세탁소에 거의 도착한 아저씨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생겼다.

“거기, 하얀 옷 입은 아저씨!” 누군가 그를 불렀다. 맙소사! 돌아보는 그에게 커다란 토마토가 날아왔다. 아저씨의 하얀 옷은 뻘건 토마토로 얼룩이 지고 말았다. 토마토를 던지고 저만치 달아나는 남자를 허둥지둥 쫒아가던 아저씨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이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날이라는 걸. 날아오는 토마토를 요리조리 피하던 아저씨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 깨끗한 옷을 포기한 순간, 토마토 축제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아저씨도 사람들에게 토마토를 던졌다. 사람들이 토마토에 맞아서 빨갛게 물들면 기분이 좋아지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빅터 아저씨는 지저분한 걸 참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니까 상관없잖아!’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대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상처를 받았을 수 있다.

사람들에겐 저마다 집착이 있다. 빅터 아저씨가 희고 깨끗한 옷을 고집하는 것처럼 말이다. 집착은 이기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기 위주의 생각을 조금만 양보하고 주변을 배려하며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법을 아주 신나는 방법으로 설명해주는 그림책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