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졌어요”… 청소년 삶을 풍요롭게 하는 교회 프로그램 무엇이 있나

입력 2015-05-15 00:24
사진 위에서부터 TSSP 참석자들이 교육받는 모습. ‘로봇과학 에듀 엑스포’에 참석한 아이들이 로봇 대항전을 보고 있다.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 스티커를 붙인 행복 거울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성남시 중앙동복지회 김재성 관장.

센스없음, 급한 성격, 우유부단함, 게으름, 나약함, 용기없음….

최근 서울 서초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기독교 청소년 상담교육전문가 과정(TSSP)' 참석자들이 한지에 붓펜으로 정성스레 쓴 '내가 버려야할 목록'들이다. 김유미(37) 씨는 게으름, 나약함 등을 눌러쓴 한지를 박박 구겨 2m쯤 떨어져 있는 휴지통에 골인시켰다. TSSP 중에 진행된 하나의 상징적 프로그램이지만 참석자들은 진지했다.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던 이런 내면의 갈등들을 '과거유산 버리기' 프로그램에서 떨쳐냈다.

TSSP는 국민일보와 한국상담대학원대 부설 15세상담연구소에서 공동 개발한 ‘투틴(two-teen)’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과정이다. 투틴은 교회학교 부흥을 위한 대안으로 나온 청소년 집단상담 프로그램. ‘과거유산 버리기’를 비롯한 여러 활동들을 통해 자칫 삐딱해질 수 있는 사춘기에 하나님의 성품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

투틴처럼 다양한 버전의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한국교회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말씀을 전하던 것과 달리, 이들 프로그램은 활동 요소를 가미해 배려와 섬김, 사랑, 창의력 등을 통합적으로 가르친다.

TSSP 기초 과정에 참여한 공숙영(47) 씨는 “‘촛불길’이나 ‘절벽에서 살아남기’ 같은 활동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며 “청소년들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고 다양한 표현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교회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이 프로그램을 직접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영미(38) 씨도 “교회학교에서 성경공부할 때 성경책을 펼쳐놓고 질문하면서 대화하지만 깊이 있는 말은 오가지 않는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단답형으로 끝나는 청소년들과 깊은 교제, 나눔이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TSSP 기초·초급 과정은 오는 22∼23일, 29∼30일 한국상담대학원대에서 각각 열린다(02-522-7315, 8315).

IT기독교교육선교회 주관으로 지난달 11∼12일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열린 ‘어린이, 청소년, 온가족 초청 로봇과학 에듀 엑스포’는 얼마든지 아이들을 교회로 인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축제 현장이었다. 이틀 동안 20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로봇교육 교구 체험, 드론 날리기 및 로봇 대항전 등을 관람했다. 로봇 관련 크리스천 기업 7곳이 선교적 재능기부로 함께했다.

선교회 대표 한민형 목사는 “IT로봇과학교실은 과거에 없었던 최첨단 교육으로 창의력,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며 “부모들은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로봇과학을 가르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욕구를 교회가 들어줄 수 있다. 토요일에 교회에서 IT로봇과학교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팽이로봇, 드론, RC카, 3D프린터 등의 교육교재로 아이들과 부모의 관심을 높이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 문제는 지도교사 양성인데, 선교회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IT기독학교에서 지도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 목사는 “모세와 출애굽, 십계와 성막, 워십 등을 활용한 교회교육용 첨단로봇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IT로봇과학교실이 크리스천 IT 인재들을 발굴하고 교회학교의 부흥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02-6449-1108).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을 목표로 설립된 NGO ‘홀로하’에서 펼치는 ‘행복한 교회학교 프로젝트’의 메인 슬로건이다. 당신 하나면 충분할 정도로 당신은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임민택 대표는 “내가 소중하듯 내 친구도 소중하고, 그런 친구들이 모이면 왕따 같은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무엇보다 ‘당신’은 주님이다. 주님 한분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홀로하는 그동안 기업체, 기아대책, 윤택 등 크리스천 연예인들과 협력해 청소년쉼터, 미혼모센터를 방문했다.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스티커를 거울에 붙여주는 방식으로 ‘행복거울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강의 설문 상담 토론 발표 등으로 이어지는 힐링타임을 열었다. 임 대표는 “교회들과의 협력을 통해 교회가 청소년들의 안식처가 되고 복음을 통해 세상의 기준에 내몰린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곳임을 알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다음세대들에게 섬김과 사랑의 실천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holoha.org).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